
뉴욕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작가 이케조에 아키라는 드로잉과 회화 작품에서 인간과 비인간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드는 형이상학적 환경을 묘사하고, 초현실적인 풍경과 인물을 그려낸다. 작가는 선조들로부터 이어져 온 지식과 일본의 첨단 기술을 환기하는 이미지를 제시하고, 생태계와 인간이 공존하기에 위태로운 균형을 드러낸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소개되는 작품 세 점은 작가가 뉴욕으로 이주한 2010년에 완성한 것으로, 이주를 통해 느꼈던 실향의 감각이 여실히 드러난다. 이 감각은 자연과 문화가 만나는 은유적 장소로서 몸에 관한 작가의 사유와 그것이 안과 밖을 분리하는 (물질적이고 그 외 여러가지의)경계에 관한 몸, 집, 국가의 관념에 반응하며 작동된다. 이와 같은 과정에서 인간과 비인간을 구별하는 경계는 점차 모호해지며, 서구 문화가 세계를 인지하는 이분법과 분류 방식이 흔들리게 된다. 작품은 내부와 외부, 서로 다른 개인의 몸, 그리고 자연 간의 상호 연결성을 나타내고, 동시대 사람들이 세상을 경험하고 바라보는 방식을 다시 상상하자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