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은 무심하고 익숙지 않은 현실 세계의 풍경에 부딪힌 인간들의 말할 수 없는 슬픔을 포착하려 한다. 알 수 없는 과거와 불확실한 미래에서 기인하는 불안과 공포에 맞서 인간은 자신들의 ‘인간성’과 인간의 욕망 속에 감춰진 ‘야수성’을 규명하기 위해 신과 동물의 형상을 만들어왔다.
이 사진 시리즈가 자아내는 가장 중요한 분위기는 종말 이후의 세계에서 느껴지는 고립감이지만, 그 대신 겉으로만 그럴싸한 느낌을 드러낸다. ‘위조’ 개념처럼, 위조 물품의 대량복제는 단 하나의 원본 물품에서 나오는 것이다. 원본이 사라졌기 때문에 원본의 진실에 대한 시뮬레이션은 위조본을 통해 시도될 수도 있지만, 그것은 결국 위조가 원본을 대체하기까지 실재로부터 더 멀리 벗어나 ‘위조’의 위조가 될 뿐이다. [야오 루이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