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맘바

2015
마르게리트 위모, 〈블랙 맘바〉, 2015. 플로리다 블랙 맘바의 독 2그램, 안료, 페인트. 가변 크기. 작가 제공.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 서울시립미술관. 2016. 사진: 김익현, 홍철기
마르게리트 위모, 〈블랙 맘바〉, 2015. 플로리다 블랙 맘바의 독 2그램, 안료, 페인트. 가변 크기. 작가 제공.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 서울시립미술관. 2016. 사진: 김익현, 홍철기

스스로를 “구글 시대에 살고 있는 인디애나 존스”라고 말하는 작가는 초자연적인 사건, 선사시대의 생명체, 커뮤니케이션 기술 등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설치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고생물학자들, 동물학자들, 언어학자들, 무속인들의 조언을 받아 과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하지만, 허구적으로 재창조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미디어시티서울 2016에서는 블랙 맘바(아프리카산 독사)의 독이 소량 함유된 형광 노란색 페인트가 칠해진 직육면체의 방이 작업으로 등장한다. 작가는 일반적으로 치명적인 위험을 내포한 것으로 여겨지는 독사의 독이 인도에서는 유용한 약으로 쓰이기도 하며 암을 고칠 수도 있는 약으로도 여겨지는 등 전혀 다른 상반된 측면을 갖고 있다는 데 주목하였다. 즉 블랙 맘바의 독은 치명적인 독이자 유용한 해독제이기도 하며, 강렬하고 아름다움 색감으로 인해 관람객들을 끌어당기는 동시에 독이 포함되어 있다는 정보로 인해 위축되게 만들기도 한다.
또한 이 방에서는 클레오파트라가 사라진 9개의 언어(고대의 게이즈어, 메디아어, 그리스어, 아랍어, 이집트어, 아람어, 히브리어, 선사시대어, 페르시아어)로 부르는 사랑 노래가 반복해서 울려퍼진다. 작가는 클레오파트라의 빼어난 아름다움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많지만 그녀의 목소리에 대한 기록은 거의 없음에 주목했다. 작가는 세계를 여행하며 이 9개의 언어에 대한 번역자들을 찾아냈고 케임브리지대학교 음성 합성 실험실과 협업하여 이 합성 음성을 만들어냈다. 클레오파트라는 21세기의 디바로 되살아나 그녀가 살았던 시대의 언어로 사랑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삶과 죽음, 허구와 실재 사이의 경계가 지워지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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