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이치로 미하라는 소리, 거품, 방사선, 무지개, 이끼, 미생물 등을 소재로 삼아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이다.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던 2011년 3월 11일 이후 〈공백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현대 사회 체제의 경계 바깥, 그 너머의 지점을 탐색하고, 삶과 에너지의 연결 고리를 모색한다. 〈공백 프로젝트 #3 우주〉는 〈공백 프로젝트〉의 세 번째 단계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이끼로 뒤덮인 작은 구슬 모양의 물체가 전시장 곳곳을 굴러다니게 만든 작품이다. 작가는 한국 이끼의 특성을 조사하고, 한국 이끼와 일본 이끼의 차이점을 알기 위해 사전 답사를 마친 후 미디어시티서울 2016을 위한 작품을 제작했다. 미디어시티서울 2016 전시 기간 중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남서울생활미술관, 북서울미술관 세 곳에서 전시되지만, 전시 일정이 각기 달라 세 곳 모두에서 작품을 볼 수 있는 날도 있고 그 어디에서도 이 작품을 찾아볼 수 없는 날도 있다. 이런 전시 방식을 통해 작가는 관람객들이 작품을 우연히 만나고, 무작위로 움직이는 이 작은 이끼 구슬을 천천히 지켜보면서, 자유롭게 그 움직임의 원리를 둘러싼 추측을 해볼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