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용〉은 약속된 사람들 간이 아닌, 불특정 다수의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한 여러 차례의 프로그램을 통해 이루어지는 작업이다. 작가는 지금의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호혜적이거나 공리적인 이타주의는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사회와 공동체라는 공동재(common-pool resources)를 사용하면서도 개인에게도 이로운 이타주의, 즉 진화된 형태의 ‘어떤’ 이타주의인 ‘신용’을 관람자와 함께 이야기하며, 고려해보기를 권하고자 한다. 양아치는 〈신용〉에서 일어나는 실제적인 대화를 통해 삶의 과정이 기능적으로 치부되고 몰인격적인 상황에 놓인 이 시대의 사람들이 미디어 현실을 기반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 구체적으로 상상할 계기를 마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