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찬숙은 이동, 이주, 공동체의 매개체들을 통해 땅과 몸의 다층적인 관계를 탐구해 온 작가이다. 그녀의 작품은 퍼포먼스, 설치, 영상과 사진을 결합하여 시적이면서 때로는 추상적인 공간성을 표현하고, 정동과 환경이 뒤얽히며 장소에 대한 감각을 환기한다. 작가는 정서적, 인식론적, 지리적 지형의 이미지와 사운드를 통해 의도적으로, 또 때로는 의도치 않게, 소외된 이들과 그러한 상황을 구축한 시스템, 공동체, 그리고 땅에서 쫓겨났거나 ‘방출된’ 이들의 몸을 상기하고, 그들이 남긴 물질적이고 비물질적인 흔적을 되새긴다. 이번 비엔날레 커미션으로 제작된 〈THETUMBLE〉은 사막이라는 특수한 환경 그리고 그곳에서 자라나는 사회와 자연 생태에 관한 관심에서 출발하여 만든 신작이다. 커미션 작품 제작을 위해 아리조나를 방문한 작가는 바람에 몸을 날려 씨를 뿌리는 회전초의 생동감 있는 모습을 포착하기 위해 긴 시간을 보냈지만, 회전하는 회전초는 찾지 못했다. 대신 작가는 회전초가 나타나는 지역에 관한 데이터베이스와 각종 정보를 모으고,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자라난 곳에서 멀어지며 바람을 따라 형성된 종의 생물학적 특이점을 배우게 된다. 작품은 다른 종의 몸을 통해 변형된 몸의 제스처와 몸을 구성하는 여러 층위를 탐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