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롤리 슈니먼은 1964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가했을 당시 베니스의 물과 하늘, 빛과 그림자, 견고함과 투명함 등을 경험하고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물과 하늘을 반사하여 비춤으로써 비중력장 안에서 움직이는 몸의 움직임에 관한 나의 시각적 개념을 보여줄 수 있었다.” 이러한 생각과 이미지들에 영감을 받은 작가는 이후 무용수, 화가, 배우, 작가 등으로 구성된 8명의 퍼포머들과 함께 〈물 빛 / 물 바늘〉 작업을 선보였다. 〈물 빛 / 물 바늘(뉴저지 마흐와 호수)〉은 1966년 뉴저지의 마흐와 호수에서 다시 행해진 퍼포먼스를 촬영한 작업이다. 이 작업에서 퍼포머들은 호수에서 자유롭게 뛰쳐나와 호숫가 나무와 나무 사이에 연결된 줄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거나 매달려 있는다. 능숙하면서도 리드미컬하게 줄을 타다가 다른 퍼포머와 마주치면 신체적 접촉을 유지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개별적인 몸이 지닌 독특한 물질성을 보여주었다. 슈니먼은 줄을 ‘몸의 연장/확장’으로 보고, 참가자들이 서로 물리적 연결성을 느끼도록 했다. 그녀의 다른 작업들에서처럼 이 작품에서도 몸은 ‘주체로서의 몸’과 ‘대상으로서의 몸’에 관한 논의가 일어나는 표면으로 기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