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 어떤 장소와의 만남에서 작업이 시작된다”고 말한 작가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를 위해 광주시 근교에 사는 산악인들이 자주 찾는 월출산 시루봉에 직접 오르면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만나는 암벽의 촉각 지도와 같은 영상을 완성한다. 까실까실하거나 뭉툭하게, 혹은 예리하게 느껴지는 손의 감촉을 따라 바위의 온도와 냄새, 신체와 바위의 피부가 부딪히면서 나는 소리, 먼지, 월출산 생물들의 소리에 예민하게 집중한다. 시각이 ‘열렸다 닫히기’를 반복하며 감각하는 행위를 담은 영상은 접촉을 시각화하는 방법의 가능성과 한계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