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이현숙은 특정 장소가 가진 맥락과 물리적 조건에 길항하는 감각을 중심으로 설치, 퍼포먼스, 영상이 병행되는 형태의 작품을 소개해왔다. 작가가 말하는 길항의 감각은 가부장적 사회와 시선에 저항하는 힘, 그리고 특정 환경과 상호 교차하는 에너지에 관한 것으로, 이 과정에서 주로 작가의 몸이 중요한 매개가 된다. 명료한 구조를 바탕으로 본질적 질문에 다가가는 작품들은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참여와 연대를 이끌어내며, 도식화된 삶의 양식과 인간 중심적 사고에 의문을 제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