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우 타오의 〈닭은 오리에게 말하고, 돼지는 개에게 말한다〉는 실제로 가축을 기르며, 가축의 소리를 흉내 낼 수 있는 농부들과 함께한 작업이다. 형광 초록색 조명이 켜져 있는 캄캄한 밤, 녹음이 우거진 도심 공원에서 농부들은 선 채로 혹은 나무 위에 앉아서 매우 진지한 태도로 닭, 오리, 돼지, 개 등 다양한 동물의 소리를 흉내 낸다. 또 다른 채널의 영상에는 도시의 고층 건물 옆에 자리한 푸른 풀밭에 띄엄띄엄 떨어져 앉은 채 동물의 소리를 내는 이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농부들의 입을 통해 나오는 동물의 소리는 마치 자연에서 녹취한 듯이 생생한데, 도심에서 울리는 이 소리들은 도시와 지역 사이의 묘한 거리감을 그대로 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