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인터넷 관광 안내서〉(이하 〈안내서〉)는 한국 인터넷의 역사를 사용자 겸 제작자의 시점에서, 그리고 내부인 겸 관찰자의 시점에서 살펴보려는 시도이다. 〈안내서〉는 사람들이 인터넷을 받아들이고 제작에 참여하기 위해 사용한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들을 중심으로 기술조건, 이용자, 업무방식, 정치경제적 이해관계 등 다양한 사회적 요소가 한국 인터넷의 특수성을 형성해온 장면들을 수집한다. 이 기술문화적 추적은 액티브엑스와 제로보드라는, 한국에서 독특하게 발현된 두 인터페이스를 출발점으로 삼는다. 제작자의 설계 과정과 의도, 사용자의 실제 경험, 프로토콜에 관한 의사결정, 지식과 의견의 생산 및 유통 등 다양한 층위를 아우르는 이들 장면은 한국 인터넷의 전반적인 경향이 어떠했는지를 조망하는 시점일 수도 있고, 의도된 설계방식과 실제 사용방식 사이의 균열이 생겨날 때, 그 균열 사이로 드러나는 독특한 풍경일 수도 있다. 이 목록은 다양한 종류의 정보가 듬성듬성하게 포함된 데이터베이스이자 선택적 아카이브로서, A( 액티브엑스)에서 Z(제로보드) 사이 다양한 조망점을 수록한 일종의 ‘관광 가이드’ 를 구성한다. 〈안내서〉는 빠르게 변해온 미디어 환경을 되돌아보고 현 좌표를 점검할 것을 제안하며, 나아가 앞으로의 지향점과 그것을 위한 방법론을 상상하는 대화를 기대한다.
〈안내서〉는 웹사이트와 소책자, 관련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웹사이트에는 강이룬, 고아침, 소원영이 수집한 한국 인터넷의 여행지 목록, 관련 에세이와 멀티미디어 콘텐츠 컬렉션 등이 게시된다. 웹사이트 및 리서치 내용 중 일부는 소책자로 제작되며, 비엔날레 기간 중 2회의 프로그램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