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육관은 건강 증진을 위해 사회 복지적 이유로 만들어지고 사용되지만, 재난이나 위기의 상황에서는 임시 대피소가 된다. 작품에 등장하는 체육관과 몸들은 각각 지금 우리가 같이 살아가는 사회 시스템과 사회적 존재로서의 사람들을 상징한다. 작가는 “한국 사회에서 우리의 기억에 새겨진 하나의 비극적인 사건을 추상화하여 다시 그 안에서 도달할 수 있는 리얼리티를 보여주고자” 작품을 만들었다. 체육관 바닥에 어지럽게 놓인 검은색 매트 위에서 잠을 자는 사람들, 그 옆에 나란히 놓인 의자에 꼿꼿이 앉아있다가 잠이 드는 사람들, 바닥에서 잠을 자는 사람들 옆에서 행위를 하는 사람들은 모두 집단으로서 사회와 개개인의 두려움과 불안을 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