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자재, 기계 장치, 조각 재료의 파편과 영상물 등 서로 다른 요소가 한데 묶인 〈무너지는 것들?나의 가장 과격한 꿈 속에서〉는 논리적 서사가 물질적 세계로 붕괴될 때의 즐거움과 해방감에 관심을 두고, 그 과정 및 결과를 조형 언어로 포착하고자 하는 실험에 기초하고 있다. 무대 구조물과 더불어 질감, 속도, 형태, 자기 움직임의 반경이 다양한 조각들은 흩어진 형태로 관객에게 자신의 몸을 제시한다. 두 가지 절(節)로 분리되어 있는 이 작업물의 제목은 서로 다른 층위에서 작업물의 성격을 이야기한다. 첫 번째 절은 연쇄 이미지를 구현하는 피슐리/ 바이스의 비디오 작업 〈The Way Things Go〉에 대한 오마주이지만, 이와는 달리 연쇄작용의 질서에서 이탈하고, 원제의 문구를 변형해 채택함으로써 언어적 오마주를 시도한다.
두 번째 절은 수면 상태에 있는 주체가 통제할 수 없는, 그리하여 언제든 쌓아 올린 서사가 다시금 뒤집히고 무너지는 과격한 꿈을 지시한다. 이런 종류의 꿈 속에서 일들은 무한질주의 속도로 전개되다가도 백지로 돌아오거나 완전히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곤 한다. 그곳에서 미래와 과거, 성공과 실패, 작은 소망이나 커다란 야망은 서로 구분되지 않으며 절망감이 곧 즐거움이자 해방감이 되기도 한다. 작업물을 구성하는 각 구조물은 갑작스럽거나 조용한 하강 상태, 과잉과 과장, 불완전한 연쇄작용 등 다양한 행위를 재현하면서 각자의 유사-내러티브를 수행한다. 작업물 일부는 때때로 기능하기 위해 존재하고 존재하기 위해 기능한다. 일련의 행위들 내에서 어떤 조각은 다른 조각의 결함을 보강하기 위해 조각이 된다. 작업물의 또 다른 일부는 물성의 한계로 인해 오작동하는 모습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과격한 꿈의 이미지이기도, 작업실에서의 노동이기도, 매일 매일의 연극이기도 한 본 작업물은 개별 조각들이 뒤섞여 하나의 몸체를 구성하는 방식을 통해 관념적 차원과 물질적 차원이 같은 층위에서 수행되고 서로 포개지는 소우주를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