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제(TV 어항)은 한국의 비디오 아트 선구자로 불리는 박현기가 활동 초기에 소개했던 작업이다. 비디오와 CRT 모니터를 이용한 이 작품은 박현기의 개념적 비디오 조각의 시초가 된다. 모니터에서 물고기가 유영하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이 틀어지고, TV가 마치 진짜 어항처럼 보인다. 이 작품은 1979년 7월에 개최된 제5회 대구현대미술제 《내일을 모색하는 작가들》에서 처음으로 소개되었다. 1960년대 말부터 한국의 텔레비전 보급 대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텔레비전은 가정의 필수품이면서 친근한 오락매체가 된다. 일상적인 뉴스나 드라마는 물론 월드컵, 올림픽과 같은 스포츠 행사, 남북적십자회담과 같은 큰 행사가 열릴 때마다 텔레비전 판매는 급증했다고 한다. 이 작품은 일상에서 접하는 텔레비전과 텔레비전을 통해 정형화되는 사회의 일방향적 사고에 관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