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2012
(왼쪽부터) 신시아 마르셀, 〈자동차〉, 2012. 단채널 비디오(16:9). 7분 11초; 〈대치〉, 2005. 단채널 비디오(4:3). 7분 50초. 작가 및 베르멜료 갤러리 제공.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 서울시립미술관. 2016. 사진: 김익현, 홍철기
신시아 마르셀, 〈자동차〉스틸, 2012. 단채널 비디오(16:9). 7분 11초. 작가 및 베르멜료 갤러리 제공. 스틸 이미지 프레임: 루카스 바비. 작가 및 베르멜료 갤러리 제공

〈자동차〉에는 여느 평범한 평일 낮 시간 도심 속 양방향 도로 위를 속도를 내며 달리는 자동차들이 카메라에 잡힌다. 잠시 뒤 한쪽 도로가 꽉 막히고 자동차 경적 소리가 요란하더니 도로 위에 고장 난 채 연기를 내뿜는 차들이 등장한다. 자동차 주인과 동승자들이 차에서 내려 천천히 차를 밀고 가는 모습이 포착되고, 이어서 반대쪽 도로에서도 같은 상황이 벌어지더니 급기야 모든 도로 위의 차들이 사람들의 손으로 밀려가며 서서히 밤을 맞이하고 만다. 달리는 기능을 잃어버린 자동차, 차를 끌고 가야만 하는 신세가 돼버린 운전자들은 우리에게 익숙했던 삶의 속도를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또한 자동차를 앞으로 밀고 나가다 결국 어두운 밤에 갇히는 운전자들은 코린트의 사악한 왕으로 사후 지옥에 떨어져 큰 바위를 산 위로 밀어 올리는 일을 한없이 되풀이했다는 시시포스 왕을 떠올리게 하며,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의 의미가 과연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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