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concrete poem

2023
제시 천, 〈시: concrete poem〉, 2023. 흑연, 손으로 자른 한지, 나무 프레임. 각 158.75 × 91.44 × 6.35cm(3점). 도움주신 분: 이창욱. 제12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제작 지원. 작가 제공. 제12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이것 역시 지도》.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 B. 2023. 사진: 글림워커스

제시 천의 한지 작품 〈시: concrete poem〉은 틈, 구멍, 의미와 시간을 거쳐 전달되고 발화하는 말하기와 선언의 의미를 통해 언어와 물질성에 관한 명상으로 우리를 이끈다. 작가는 한지에 흑연으로 선을 그린 후, 특정 의미가 없는 ‘아세믹’ 텍스트를 칼로 도려내는 노동집약적이고 신중한 작업을 진행하였다. 작품에서 시각화된 추상적 형태는 O, ㅇ, I, L, ㅣ, ㅓ, ㅏ[오, 이응, 아이, 엘, 이, 어, 아]와 같은 한글과 영어의 문자소와 그들 사이에 위치한, 번역될 수 없는 여백으로 형성되었다. 이와 같은 기법은 한국에서 벽사, 의식, 축원을 위한 부적을 만들거나 시공을 초월한 소통에서 사용하기 위해 칼로 한지를 도려내는 무속인의 기법으로, 작가는 이것을 배우고, 재해석하여, 고유의 암호화된 언어를 가진 작품으로 창작하였다. 읽을 수 있는 것과 읽을 수 없는 것 사이에 위치한 제시 천의 콘크리트 시는 언어의 디아스포라적, 실존적, 우주적 조건을 투영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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